금감원장 “과감한 혁신” 주문한 보험 TF…조용히 종료

고지의무 위반 해지

조선비즈 2019-02-21 10:25

약관 쉽게 개선하는 방안, 금융위 TF와 겹치면서 힘 빠져
윤 원장, 보험산업 개선 약속했지만 3주 넘도록 발표 안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9월 보험 소비자 권익 개선을 위해 꾸린 보험산업 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가 별다른 성과없이 종료됐다. TF는 이달 초 보험 약관 용어 개선과 신계약비 지급 방식 전환 등 보험 소비자 보호 방안을 만들어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TF 방안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협의가 길어지면서 보험산업 혁신안 발표 시점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위도 자체적으로 보험 약관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하면서 금감원 TF가 막판에 힘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사 전문 보기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1/2019022101071.html


 

금융감독원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종종 보험업계의 불합리한 관행이나 제도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배포하고 이는 곧바로 언론사를 통해 기사화가 됩니다.

이러한 보도자료나 기사를 접하실 때에는 이것이 확정적으로 시행된다는 소식인지, 단순히 개선안을 발표하고 이것이 이루어지도록 추진하겠다는 계획인지 그 내용을 반드시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과거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 해지보험금 면책 통보를 받았던 보험가입자분의 사건을 수임받아 고지의무 위반은 인정되나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간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음을 입증하여 결국  보험계약 해지는 막을 수 없었으나 보험금은 정상적으로 수령 할 수 있게끔 도움을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해당 사건의 가입자분께서 저에게 “그때 보험계약 해지도 막을 수 있던 것 아니었냐” 하시며 사건 처리 결과에 아쉬움 섞인 말투로 연락을 취해 오셨습니다.

저는 당시에도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사유로 제척기간 이내에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음을 그 근거와 함께 가입자분께 잘 설명드리고 이해시켜드렸다 생각했기에 갑작스런 가입자분의 연락이 조금 당황스러웠고, 가입자분께서 지금에서라도 보험계약 해지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되신 그 출처를 여쭤보았습니다.

그러자 가입자분께서는 한 보험설계사가 고지의무 위반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보내주셨고, 그 영상에서 설계사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고지의무 위반 내용이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인수할만한 사안이라면 보험계약 해지가 아닌 부담보 조건 등으로 유지가 가능하다.

이게 대체 무슨 근거로 하는 소리인지 좀 더 영상을 확인하니 다음 내용을 근거로 하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16년 11월 10일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내용 中 일부

고지의무 위반시 보험사는 제척기간1 내에 보험계약을 강제 해지 할 수 있으며2, 이 해지권은 고지의무 위반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현행 법규 및 판례의 입장입니다.

다만,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의 내용과 가입자의 현 상태를 고려하였을 때 그냥 해지하지 않고 부담보 조건으로 보험계약을 유지하여 보험료를 계속 받는 것이 좀 더 낫다고 판단한다면 굳이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고 보험계약을 유지시켜 주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지권 행사가 가능한 보험사의 마음먹기에 달린 일입니다. 

위 금감원 보도자료는 이러한 보험사 일방의 해지권 행사를 개선하여 고지의무 위반의 내용에 따라 보험계약이 해지되지 않을 수 있는 그 근거를 약관 개정을 통하여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며, 이 내용은 각종 언론사를 통해 기사화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기사의 제목만 보면 마치 지금부터 확정이 된 내용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이때 발표한 약관 개정은 2019년이 된 현재까지도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즉,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시 제척기간 내에 해지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어떠한 근거도 아직은 없습니다.

저에게 연락을 주셨던 가입자분께는 위와 같은 내용을 다시 한번 잘 설명드리고 오인하셨던 부분을 다행히 잘 풀어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금융감독원 등의 개선안이 실제로 시행이 되기 위해서는 각 부처와 관련 업계의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므로 본 기사나 앞서 살펴본 사례와 같이 실제 시행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개선 계획 자체가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다행히 저의 사례에서 가입자분께서는 오인하신 부분도 잘 풀리셨고, 그 때문에 어떤 피해를 입으신 것은 아니지만, 처하신 상황에 따라서는 단순한 개선 계획과 실제 시행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예기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으므로 어떠한 정책이나 제도의 개선안에 대한 소식을 접하실때에는 반드시 실제 시행 여부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어떤 종류의 권리에 대해서 법률상 정해져 있는 존속(存續) 기간. 이 기간이 지나면 권리는 소멸함
  2. 상법 제65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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